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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회고적, 의지적
주제 피폐한 현실 속에서 느끼는 쓸쓸함과 외로움, 이에 굴하지 않으려는 삶의 의지
출전 문장(1941)
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 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 간다 이 흰 바람벽에 희미한 십오 촉 전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던지고 때글은 다 낡은 무명 샤쯔가 어두운 그림자를 쉬이고 그리고 또 달디단 따끈한 감주나 한잔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 가지가지 외로운 생각이 헤매인다 |
*오늘 저녁~오고 간다: 화자가 기억을 떠올리고 추억하는 것을 감각적으로 형상화함 *흰 바람벽: 성찰의 매개체 *저녁, 좁다란 방, 쓸쓸한 것: 애상적 분위기 *희미한 십오 촉 전등, 다 낡은 무명 샤쯔: 가난한 처지 *지치운 불빛, 어두운 그림자: 쓸쓸한 심정의 시각적 형상화 *생각이 헤매인다: 추상적 대상(생각)의 감각적 형상화 |
그런데 이것은 또 어인 일인가 이 흰 바람벽에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있다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이렇게 시퍼러둥둥하니 추운 날인데 차디찬 물에 손을 담그고 무이며 배추를 씻고 있다 |
*그런데: 장면 전환 *시퍼러둥둥하니 추운 날: 시각적 심상(색채), 추위 강조 |
또 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내 사랑하는 어여쁜 사람이 어늬 먼 앞대 조용한 개포가의 나즈막한 집에서 그의 지아비와 마조 앉어 대구국을 끓여 놓고 저녁을 먹는다 벌써 어린것도 생겨서 옆에 끼고 저녁을 먹는다 |
*또 내~어여쁜 사람이: 유사한 통사 구조 반복 (운율감) *늙은 어머니, 사랑하는 사람: 현재 부재함. 그리움의 대상 |
그런데 또 이즈막하야 어느 사이엔가 이 흰 바람벽엔 내 쓸쓸한 얼골을 쳐다보며 이러한 글자들이 지나간다 ㅡ나는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어가도록 태어났다 그리고 이 세상을 살어가는데 내 가슴은 너무도 많이 뜨거운 것으로 호젓한 것으로 사랑으로 슬픔으로 가득 찬다 |
/이즈막하야: 시간이 이슥하게 지나서 *내 쓸쓸한 ~ 글자들이 지나간다: 화자의 내면 인식 - 주객전도 기법 (화자가 생각한 것인데, 글자가 지나간다고 표현) *나는 이 세상에서 ~ 살어가도록 태어났다: 첫 번째 글자들 - 운명론적 태도 - 체념의 정서 |
그리고 이번에는 나를 위로하는 듯이 나를 울력하는 듯이 눈질을 하며 주먹질을 하며 이런 글자들이 지나간다 ㅡ하눌이 이 세상을 내일 적에 그가 가장 귀해하고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그리고 언제나 넘치는 사랑과 슬픔 속에 살도록 만드신 것이다 초생달과 바구지꽃과 짝새와 당나귀가 그러하듯이 그리고 또 '프랑시스 쨈'과 '도연명'과 '라이넬 마리아 릴케'가 그러하듯이 |
자기 운명에 대한 긍정적 수용, 자기 처지에 대한 극복 의지 - 두 번째 글자들 (1) 역설적 발상 (2) 화자의 인식 전환 (체념을 벗어남 → 고결함을 잃지 않겠다. 현실 극복 의지) (3) 화자의 상황을 외적으로 확장 (자신만의 상황이 아니라는 깨달음) *프랑시스 쨈, 도연명, 라이넬 마리아 릴케: 시인, 화자처럼 고독하게 살며 자연의 모습이나 인간의 실존에 대해 담담하게 노래함 *초생달, 바구지꽃, ~ 라이넬 마리아 릴케: - <별헤는 밤(윤동주)>와 호명 방식이 유사, 대상도 겹침 - 윤동주가 백석의 영향을 많이 받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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