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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래   자유시, 서정시, 이야기시 (줄거리나 짜임이 있음)

성격   애상적, 비극적, 서사적

제재   전라도 가시내

주제   북간도를 떠도는 일제 강점기 민족의 삶의 아픔과 위로

출전   『시학』(1940)

 

 

알룩조개에 입맞추며 자랐나
눈이 바다처럼 푸를 뿐더러 까무스레한 네 얼굴
가시내야
나는 발을 얼구며
무쇠다리를 건너온 함경도 사내
*알룩조개, 바다: 전라도 바닷가를 연상하게 함
*눈이 바다처럼 푸를 뿐더러 까무스레한: 감각적 묘사, 직유, 색채(시각적)
*가시내: 시적 대상, 청자
*나: 표면적 화자, 함경도 사내

- 함경도와 전라도는 각각 한반도 가장 북쪽과 남쪽에 위치하여 있음 → 우리 민족 전체의 비참한 현실 형상화
바람소리도 호개도 인전 무섭지 않다만
어두운 등불 밑 안개처럼 자욱한 시름을 달게 마시련다만
어디서 흉참한 기별이 뛰어들 것만 같애
두터운 벽도 이웃도 못 미더운 북간도 술막
*바람소리, 호개(호가, 오랑캐의 노래): 불안감, 고통스러운 삶
*인전: 이제
*안개처럼: 직유법
*시름을 달게 마시련다만: 역설적

*흉참한 기별: (=나쁜 소식) 두려움의 대상
→ 불안 속 삶, 화자의 부정적 현실 인식

*북간도 술막: 공간적 배경.
 ⓐ 북간도는 함경도 생활권으로, 우리나라 사람이 많이 이주해서 살았음.
 ⓑ 술막: 가시내가 술집에서 일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음.
온갖 방자의 말을 품고 왔다
눈포래를 뚫고 왔다
가시내야
너의 가슴 그늘진 숲속을 기어간 오솔길을 나는 헤매이자
술을 부어 남실남실 술을 따르어
가난한 이야기에 고히 잠궈다오
*방자: 저주.
*온갖 방자 ~ 뚫고 왔다: 시련을 견디고 살아옴.
*너의 가슴 ~ 나는 헤매이자: 가시내의 어두운 옛 이야기를 들음
네 두만강을 건너왔다는 석 달 전이면
단풍이 물들어 천리 천리 또 천리 산마다 불탔을 겐데
그래두 외로워서 슬퍼서 치마폭으로 얼굴을 가렸더냐
두 낮 두 밤을 두루미처럼 울어 울어
불술기 구름 속을 달리는 양 유리창이 흐리더냐
*두만강을 건너왔다는: 북간도로 옴
*단풍이 물들어: 가을 → 현재 겨울임을 알 수 있음
*천리 천리 또 천리: 반복법
*불술기: 불수레(=태양) 또는 기차의 방언.

○ 가시내의 슬픔에 공감하는 화자
차알싹 부서지는 파도소리에 취한 듯
때로 싸늘한 웃음이 소리 없이 새기는 보조개
가시내야
울 듯 울 듯 울지 않는 전라도 가시내야
두어 마디 너의 사투리로 때아닌 봄을 불러 줄께
손때 수줍은 분홍 댕기 휘 휘 날리며
잠깐 너의 나라로 돌아가거라
*울 듯 울 듯 울지 않는: 슬픔을 견디는 전라도 가시내.
*너의 나라: 가시내의 고향.

○ 가시내의 슬픔에 대한 위로
이윽고 얼음길이 밝으면
나는 눈포래 휘감아치는 벌판에 우줄우줄 나설 게다
노래도 없이 사라질 게다
자욱도 없이 사라질 게다
*눈포래 휘감아치는 벌판: 암담한 현실
*나설 게다: 의지적 태도

○ 고통스러운 운명을 극복하려는 사내의 다짐

 

○ 북간도

 1926년 간도의 중국인 호수는 9,912호인데 비해 우리나라 사람 호수는 52,881호였다.

1932년 일본 관동군(關東軍)에 의한 만주국의 설립은 만주 지역에 삶의 터전을 잡고 있던 200만 명의 교포들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한다. 간도 지역은 우리나라의 독립운동 기지의 역할을 하였지만 만주국의 설립으로 근거지를 잃어버리고 만다. 이후 일본 관동군은 여러 테러 단체를 조종하여 한국 농민들을 살육하는 정책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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