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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 제월봉의 형세와 면앙정의 모습
无等山(무등산) 활기 뫼희 동다히로 버더 이셔
(무등산 한 줄기 산이 동쪽으로 뻗어 있어)
*ᅙᅪᆯ기: 줄기
*뫼ㅎ: . ㅎ종성체언.
*다히: .
멀리 쳐 와 霽月峯(제월봉)의 되여거
(멀리 떨어져 나와 제월봉이 되었거늘)

無邊大野(무변대야)의 므짐쟉 노라
(끝없이 넓은 들판에 무슨 짐작을 하느라)
-의인화 (일곱 굽이)
일곱 구 머움쳐 므득므득 버려 .
(일곱 굽이 함께 움츠려 무더기무더기 벌여있는 듯)
*일곱 굽이: 산봉우리.
가온대 구 굼긔 든 늘근 뇽이
(가운데 굽이는 구멍에 든 늙은 용이)
*굼ㄱ: 구멍
*늘근 뇽: 가운데 산봉우리를 빗대어 표현함.
 야 머리안쳐시니
(선잠을 갓 깨어 머리를 앉혔으니)

바회 우松竹(송죽)을 헤혀고
(너럭바위 위에 소나무 대나무를 헤치고)
면앙정의 모습.
면앙정은 구멍에 든 늙은 용이 선잠을 갓 깨어 머리를 얹힌 곳에 자리함.
亭子(정자)안쳐시니 구름 靑鶴(청학)
(정자를 앉혔으니 구름 탄 청학이)
*정자 면앙정.
千里(천 리)를 가리라 두 릐 버렷 .
(천 리를 가려고 두 날개 벌린 듯)
*날개: 면앙정의 지붕
본사1: 면앙정 주변의 풍경
玉泉山(옥천산) 龍泉山(용천산) 린 믈히
(옥천산 용천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면앙정 앞 시냇물 (근경)
亭子(정자) 압 너븐 들올올히 펴진 드시
(정자 앞 넓은 들에 끊임없이 펴진 듯이)
*올올히: 끊임없이. (우뚝할 올)
넙거든 기노라 프료거든 희지마니
(넓거든 길지 말고 푸르거든 희지 말지)
*기노라: ‘길지 말거나로 보아야 함.
대조, 대구의 기법
<관동별곡>의 문체에 영향
雙龍(쌍룡)이 뒤트  긴 깁을  
(한 쌍의 용이 뒤트는 듯 긴 비단을 펴놓은 듯)
*쌍룡, (비단): 시냇물. 은유.
어드러로 가노라 므얏바
(어디로 가느냐 무슨 일 바빠)

    즈로 흐르 
(달리는 듯 따르는 듯 밤낮으로 흐르는 듯)
‘~ᄂᆞᆫ ᄃᆞᆺ반복
므소친 沙汀(사정)은 눈치 펴졋거든
(물 따라 모래밭은 눈같이 퍼졌거든)
*므소친: 므조친. 물에 조치는(쫓기는).
*눈ᄀᆞᆺ치: 직유
어즈러온 기럭기므스거슬 어로노라
(어지러운 기러기는 무엇을 사랑하느라)

안즈락 리락 모드락 흐트락
(앉으락 내리락 모였다가 흩어졌다가)

蘆花(노화)이 두고 우러곰 좃니.
(갈대꽃을 사이 두고 울면서 쫓는가)

너븐 길 밧기요 긴 하
(넓은 길 밖이요 긴 하늘 아래)

두로고  거슨 모힌가 屛風(병풍)인가
(두르고 꽂은 것은 산인가 병풍인가)
면앙정 주위를 두르고 있는 산봉우리의 모습 (원경)
그림가 아닌가 노픈  
(그림인가 아닌가 높은 듯 낮은 듯)

    숨거니 뵈거니
(끊어지는 듯 이어지는 듯 숨거니 뵈거니)

가거니 머물거니 어즈러온 가온듸
(가거니 머물거니 어지러운 가운데)

일흠 야 하도 젓치 아녀
(이름난 듯하며 하늘도 두렵지 않아)

웃득이 셧거시 秋月山(추월산) 머리 짓고
(우뚝 선 것이 추월산 머리를 이루고)

龍歸山(용귀산) 鳳旋山(봉선산) 佛臺山(불대산) 漁燈山(어등산) 열거법
涌珍山(용진산) 錦城山(금성산)虛空(허공)의 버러거든
遠近(원근) 蒼崖(창애)의 머믄 것도 하도 할샤.
(멀고 가까운 푸른 절벽에 머문 것도 많기도 많구나)
*창애의 머믄 것: 산봉우리
본사2: 사계절에 따른 면앙정 주변의 풍경 면앙정의 봄 경치
흰구름 브흰 煙霞(연하) 프로니山嵐(산람)이라.
(흰 구름 뿌연 안개와 노을 푸른 것은 산 아지랑이라)

千巖(천암) 萬壑(만학)을 제 집으로 사마 두고
(수많은 바위와 골짜기를 제 집으로 삼아 두고)

나명셩 들명셩 일도 구지고.
(나며 들며 아양도 떠는구나)
의인법
오르거니 리거니 長空(장공)나거니
(오르거니 내리거나 공중에 떠나거니)
주체: 흰 구름, 안개, 노을, 산아지랑이
廣野(광야)로 거너거니 프르락 블그락
(광야로 건너가니 푸르락 불그락)

여트락 지트락 斜陽(사양)과 섯거디어
(옅으락짙으락 석양과 섞어져서)

細雨(세우) .
(가랑비조차 뿌리는구나)

본사2: 면앙정의 여름 경치
藍輿(남여) 고 솔 아릐 구븐 길로
(가마를 재촉하여 타고 소나무 아래 굽은 길로)
*ᄇᆡ야:뵈아다. 재촉하다.
오며 가며  적의
(오며가며 하는 때에)

綠陽(녹양)의 우黃鶯(황앵) 嬌態(교태) 겨워 괴야.
(녹양에 우는 꾀꼬리 교태 겨워하는구나)
*녹양:푸른 버드나무
*ᅙᅪᆼ앵: 꾀꼬리
나모 새 지여 樹陰(수음)이 얼적의
(나무 사이 우거져서 나무 그늘이 어우러진 때에)

百尺(백척) 欄干(난간)의 긴 조으름 내여 펴니
(백척(높은) 난간에 긴 졸음 내어 펴니)

水面(수면) 涼風(양풍)야 긋칠 줄 모로.
(물 위에 시원한 바람이야 그칠줄 모르는가)
여름날의 한가로운 풍경
본사2: 면앙정의 가을 경치
즌 서리 진 후의 산 빗치 錦繡(금슈)로다.
(된서리 빠진 후에 산 빛이 비단 같다)
*즌 서리: 된서리, 늦가을에 되게 내리는 서리.- 계절적 배경: 가을
단풍이 든 가을 산의 모습
黃雲(황운)엇지 萬頃(만경)에 편거긔요.
(노란 구름은 또 어찌 넓은 들판에 펼쳐진 것인가)
*ᅙᅪᆼ운: 가을 들판
漁笛(어적)도 흥을 계워  라 브니.
(어부의 피리도 흥에 겨워 달을 따라 부는구나)

본사2: 면앙정의 겨울 경치
草木(초목) 다 진 후의 江山(강산)몰커
(초목 다 진 후에 강산이 묻혀 있거늘)

造物(조물)이 헌氷雪(빙설)며 내니
(조물주가 야단스러워 얼음과 눈으로 꾸며내니)

瓊宮瑤臺(경궁요대)玉海銀山(옥해은산)
(경궁요대와 옥해은산이)
*경궁요대: 옥으로 장식한 궁전, 누대 /옥해은산: 옥 같은 바다, 은 같은 산
눈 덮인 자연
眼底(안저)에 버러셰라.
(눈앞에 벌여져 있구나)

乾坤(건곤)도 가열샤 간 대마다 경이로다.
(하늘, 땅도 풍성하구나 가는 곳마다 경이롭다)
*가ᄋᆞᆷ열샤: 가멸다. 가ᄋᆞ멸다. 재산 따위가 넉넉하고 많다.
결사: 자연 속에서의 풍류와 호연지기, 군은
人間(인간) 나와도 내 몸이 겨를 업다.
(인간 세상을 떠나와도 내 몸이 겨를(여유) 없다)
자연을 즐기는 일로 겨를이 없음.
니것도 보려 고 져것도 드르려코
(이것도 보려 하고 저것도 들으려 하고)

도 혀려 도 마츠려코
(바람도 쐬려 하고 달도 맞으려 하고)

으란 언제 줍고 고기란 언제 낙고
(밤이란 언제 줍고 고기는 언제 낚고)

柴扉(시비)란 뉘 다드며 딘 곳츠란 뉘 쓸려료.
(사립문은 누가 닫으며 진 꽃은 누가 쓸겠는가)

이 낫보거니 나조라 슬흘소냐.
(아침이 부족하니 저녁이라 싫을쏘냐)
*낫보거니: 낫브거니, 나쁘다. 현대와 달리 부족하다의 의미.
*나좋: 저녁
不足(부족)커니 來日(내일)리라 有餘(유여).
(오늘이 부족하니 내일이라 여유 있겠는가)
자연을 즐기느라 아침, 저녁, 오늘, 내일이 모자람.
이 뫼안자 보고 져 뫼거러 보니
(이 산에 앉아 보고 저 산에 걸어 보니)

煩勞(번로) 릴 일리 아조 업다.
(번거로운 마음에 버릴 일이 전혀 없다)

쉴 사이 업거든 길히나 젼리야.
(쉴 새도 없는데 길이나 전하겠는가)
자연을 즐기느라 다른 이들에게 면앙정에 오는 길을 전할 여유가 없음.
속세의 사람들과 떨어져 한가롭게 즐기겠다는 자족의 마음이 담김.
다만 靑藜杖(청려장)이 다 므듸여 가노.
(다만 한 청려장이 다 무뎌 가는구나)
*청려장: 명아줏대로 만든 지팡이.
술리 닉어거니 벗지라 업슬소냐.
(술이 익어가니 벗이라고 없을쏘냐)

이며 혀이며 이아며
((노래를)부르게 하며 (악기를)타게 하며 켜게 하며 흔들며)

온가짓소리로 醉興(취흥)야거니
(온갖 소리로 흥취를 재촉하거니)
*ᄇᆡ야거니: 븨야거니. 뵈아다=재촉하다.
근심이라 이시며 시이라 브터시라.
(근심이 있으며 시름이 붙어 있겠는가)

누으락 안즈락 구브락 져츠락
(누웠다 앉았다 굽혔다 젖혔다)
풍류를 즐기는 모습.
을프락 락 노혜로 노거니
((시를) 읊었다 휘파람을 불었다 마음 놓고 노니)

天地(천지)도 넙고넙고 日月(일월) .
(천지도 넓고 넓고 세월도 한가하다)

羲皇(희황)을 모을너니 이젹이야 긔로고야
(희황을 몰랐더니 지금이 그것이로구나)
*희황: 복희씨. 중국 고대 전설의 제왕으로, 팔괘를 처음 만들고 그물을 발명하여 고기잡이의 방법을 가르쳤다고 함. 고사 인용
神仙(신선)이 엇더턴지 이 몸이야 긔로고야.
(신선이 어떤지 이 몸이 그것이로구나)

江山風月(강산 풍월) 리고 내 百年(백 년)을 다 누리면
(강산 풍월 거느리고 내가 백 년을 다 누리면)

岳陽樓上(악양루상)李太白(이태백)이 사라오다,
(악양루 위의 이태백이 살아 온다고 한들)
*악양루: 중국에 있는 누각으로, 동정호의 경치를 한 눈에 볼 수 있음.
浩蕩(호탕) 情懷(정회)야 이예서 더소냐.
(끝없는 정과 회포가 여기서 더할쏘냐)

이 몸이 이렁 굼도 亦君恩(역군은)이샷다.
(이 몸이 이렇게 지내는 것도 또한 임금의 은혜다)
자연 친화적 삶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면서, 사대부로서의 유교적 충의 사상을 드러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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