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 서사: 제월봉의 형세와 면앙정의 모습 | |
无等山(무등산) 활기 뫼희 동다히로 버더 이셔 (무등산 한 줄기 산이 동쪽으로 뻗어 있어) |
*ᅙᅪᆯ기: 줄기 *뫼ㅎ: 산. ㅎ종성체언. *다히: 쪽. |
멀리 쳐 와 霽月峯(제월봉)의 되여거 (멀리 떨어져 나와 제월봉이 되었거늘) |
|
無邊大野(무변대야)의 므 짐쟉 노라 (끝없이 넓은 들판에 무슨 짐작을 하느라) |
-의인화 (일곱 굽이) |
일곱 구 머움쳐 므득므득 버려 . (일곱 굽이 함께 움츠려 무더기무더기 벌여있는 듯) |
*일곱 굽이: 산봉우리. |
가온대 구 굼긔 든 늘근 뇽이 (가운데 굽이는 구멍에 든 늙은 용이) |
*굼ㄱ: 구멍 *늘근 뇽: 가운데 산봉우리를 빗대어 표현함. |
선을 야 머리 안쳐시니 (선잠을 갓 깨어 머리를 앉혔으니) |
|
너바회 우 松竹(송죽)을 헤혀고 (너럭바위 위에 소나무 대나무를 헤치고) |
면앙정의 모습. 면앙정은 구멍에 든 늙은 용이 선잠을 갓 깨어 머리를 얹힌 곳에 자리함. |
亭子(정자) 안쳐시니 구름 靑鶴(청학)이 (정자를 앉혔으니 구름 탄 청학이) |
*정자 → 면앙정. |
千里(천 리)를 가리라 두 릐 버렷 . (천 리를 가려고 두 날개 벌린 듯) |
*날개: 면앙정의 지붕 |
▶ 본사1: 면앙정 주변의 풍경 | |
玉泉山(옥천산) 龍泉山(용천산) 린 믈히 (옥천산 용천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
면앙정 앞 시냇물 (근경) |
亭子(정자) 압 너븐 들 올올히 펴진 드시 (정자 앞 넓은 들에 끊임없이 펴진 듯이) |
*올올히: 끊임없이. (우뚝할 올) |
넙거든 기노라 프료거든 희지마니 (넓거든 길지 말고 푸르거든 희지 말지) |
*기노라: ‘길지 말거나’로 보아야 함. → 대조, 대구의 기법 <관동별곡>의 문체에 영향 |
雙龍(쌍룡)이 뒤트 긴 깁을 폇 (한 쌍의 용이 뒤트는 듯 긴 비단을 펴놓은 듯) |
*쌍룡, 깁(비단): 시냇물. 은유. |
어드러로 가노라 므 일 얏바 (어디로 가느냐 무슨 일 바빠) |
|
닷 로 밤즈로 흐르 (달리는 듯 따르는 듯 밤낮으로 흐르는 듯) |
‘~ᄂᆞᆫ ᄃᆞᆺ’반복 |
므소친 沙汀(사정)은 눈치 펴졋거든 (물 따라 모래밭은 눈같이 퍼졌거든) |
*므소친: 므조친. 물에 조치는(쫓기는). *눈ᄀᆞᆺ치: 직유 |
어즈러온 기럭기 므스거슬 어로노라 (어지러운 기러기는 무엇을 사랑하느라) |
|
안즈락 리락 모드락 흐트락 (앉으락 내리락 모였다가 흩어졌다가) |
|
蘆花(노화)을 이 두고 우러곰 좃니고. (갈대꽃을 사이 두고 울면서 쫓는가) |
|
너븐 길 밧기요 긴 하 아 (넓은 길 밖이요 긴 하늘 아래) |
|
두로고 거슨 모힌가 屛風(병풍)인가 (두르고 꽂은 것은 산인가 병풍인가) |
면앙정 주위를 두르고 있는 산봉우리의 모습 (원경) |
그림가 아닌가 노픈 즌 (그림인가 아닌가 높은 듯 낮은 듯) |
|
긋 닛 숨거니 뵈거니 (끊어지는 듯 이어지는 듯 숨거니 뵈거니) |
|
가거니 머물거니 어즈러온 가온듸 (가거니 머물거니 어지러운 가운데) |
|
일흠 양야 하도 젓치 아녀 (이름난 듯하며 하늘도 두렵지 않아) |
|
웃득이 셧 거시 秋月山(추월산) 머리 짓고 (우뚝 선 것이 추월산 머리를 이루고) |
|
龍歸山(용귀산) 鳳旋山(봉선산) 佛臺山(불대산) 漁燈山(어등산) | 열거법 |
涌珍山(용진산) 錦城山(금성산)이 虛空(허공)의 버러거든 | |
遠近(원근) 蒼崖(창애)의 머믄 것도 하도 할샤. (멀고 가까운 푸른 절벽에 머문 것도 많기도 많구나) |
*창애의 머믄 것: 산봉우리 |
▶ 본사2: 사계절에 따른 면앙정 주변의 풍경 – 면앙정의 봄 경치 | |
흰구름 브흰 煙霞(연하) 프로니 山嵐(산람)이라. (흰 구름 뿌연 안개와 노을 푸른 것은 산 아지랑이라) |
|
千巖(천암) 萬壑(만학)을 제 집으로 사마 두고 (수많은 바위와 골짜기를 제 집으로 삼아 두고) |
|
나명셩 들명셩 일도 구지고. (나며 들며 아양도 떠는구나) |
의인법 |
오르거니 리거니 長空(장공)의 나거니 (오르거니 내리거나 공중에 떠나거니) |
주체: 흰 구름, 안개, 노을, 산아지랑이 |
廣野(광야)로 거너거니 프르락 블그락 (광야로 건너가니 푸르락 불그락) |
|
여트락 지트락 斜陽(사양)과 섯거디어 (옅으락짙으락 석양과 섞어져서) |
|
細雨(세우)조 리다. (가랑비조차 뿌리는구나) |
|
▶ 본사2: 면앙정의 여름 경치 | |
藍輿(남여) 야 고 솔 아릐 구븐 길로 (가마를 재촉하여 타고 소나무 아래 굽은 길로) |
*ᄇᆡ야:뵈아다. 재촉하다. |
오며 가며 적의 (오며가며 하는 때에) |
|
綠陽(녹양)의 우 黃鶯(황앵) 嬌態(교태) 겨워 괴야. (녹양에 우는 꾀꼬리 교태 겨워하는구나) |
*녹양:푸른 버드나무 *ᅙᅪᆼ앵: 꾀꼬리 |
나모 새 지여 樹陰(수음)이 얼 적의 (나무 사이 우거져서 나무 그늘이 어우러진 때에) |
|
百尺(백척) 欄干(난간)의 긴 조으름 내여 펴니 (백척(높은) 난간에 긴 졸음 내어 펴니) |
|
水面(수면) 涼風(양풍)야 긋칠 줄 모로가. (물 위에 시원한 바람이야 그칠줄 모르는가) |
→ 여름날의 한가로운 풍경 |
▶ 본사2: 면앙정의 가을 경치 | |
즌 서리 진 후의 산 빗치 錦繡(금슈)로다. (된서리 빠진 후에 산 빛이 비단 같다) |
*즌 서리: 된서리, 늦가을에 되게 내리는 서리.- 계절적 배경: 가을 단풍이 든 가을 산의 모습 |
黃雲(황운)은 엇지 萬頃(만경)에 편거긔요. (노란 구름은 또 어찌 넓은 들판에 펼쳐진 것인가) |
*ᅙᅪᆼ운: 가을 들판 |
漁笛(어적)도 흥을 계워 라 브니다. (어부의 피리도 흥에 겨워 달을 따라 부는구나) |
|
▶ 본사2: 면앙정의 겨울 경치 | |
草木(초목) 다 진 후의 江山(강산)이 몰커 (초목 다 진 후에 강산이 묻혀 있거늘) |
|
造物(조물)이 헌야 氷雪(빙설)로 며 내니 (조물주가 야단스러워 얼음과 눈으로 꾸며내니) |
|
瓊宮瑤臺(경궁요대)와 玉海銀山(옥해은산)이 (경궁요대와 옥해은산이) |
*경궁요대: 옥으로 장식한 궁전, 누대 /옥해은산: 옥 같은 바다, 은 같은 산 → 눈 덮인 자연 |
眼底(안저)에 버러셰라. (눈앞에 벌여져 있구나) |
|
乾坤(건곤)도 가열샤 간 대마다 경이로다. (하늘, 땅도 풍성하구나 가는 곳마다 경이롭다) |
*가ᄋᆞᆷ열샤: 가멸다. 가ᄋᆞ멸다. 재산 따위가 넉넉하고 많다. |
▶ 결사: 자연 속에서의 풍류와 호연지기, 군은 | |
人間(인간) 나와도 내 몸이 겨를 업다. (인간 세상을 떠나와도 내 몸이 겨를(여유) 없다) |
자연을 즐기는 일로 겨를이 없음. |
니것도 보려 고 져것도 드르려코 (이것도 보려 하고 저것도 들으려 하고) |
|
도 혀려 고 도 마츠려코 (바람도 쐬려 하고 달도 맞으려 하고) |
|
으란 언제 줍고 고기란 언제 낙고 (밤이란 언제 줍고 고기는 언제 낚고) |
|
柴扉(시비)란 뉘 다드며 딘 곳츠란 뉘 쓸려료. (사립문은 누가 닫으며 진 꽃은 누가 쓸겠는가) |
|
아이 낫보거니 나조라 슬흘소냐. (아침이 부족하니 저녁이라 싫을쏘냐) |
*낫보거니: 낫브거니, 나쁘다. 현대와 달리 ‘부족하다’의 의미. *나좋: 저녁 |
오리 不足(부족)커니 來日(내일)리라 有餘(유여)랴. (오늘이 부족하니 내일이라 여유 있겠는가) |
자연을 즐기느라 아침, 저녁, 오늘, 내일이 모자람. |
이 뫼 안자 보고 져 뫼 거러 보니 (이 산에 앉아 보고 저 산에 걸어 보니) |
|
煩勞(번로) 의 릴 일리 아조 업다. (번거로운 마음에 버릴 일이 전혀 없다) |
|
쉴 사이 업거든 길히나 젼리야. (쉴 새도 없는데 길이나 전하겠는가) |
자연을 즐기느라 다른 이들에게 면앙정에 오는 길을 전할 여유가 없음. 속세의 사람들과 떨어져 한가롭게 즐기겠다는 자족의 마음이 담김. |
다만 靑藜杖(청려장)이 다 므듸여 가노라. (다만 한 청려장이 다 무뎌 가는구나) |
*청려장: 명아줏대로 만든 지팡이. |
술리 닉어거니 벗지라 업슬소냐. (술이 익어가니 벗이라고 없을쏘냐) |
|
블며 이며 혀이며 이아며 ((노래를)부르게 하며 (악기를)타게 하며 켜게 하며 흔들며) |
|
온가짓소리로 醉興(취흥)을 야거니 (온갖 소리로 흥취를 재촉하거니) |
*ᄇᆡ야거니: 븨야거니. 뵈아다=재촉하다. |
근심이라 이시며 시이라 브터시라. (근심이 있으며 시름이 붙어 있겠는가) |
|
누으락 안즈락 구브락 져츠락 (누웠다 앉았다 굽혔다 젖혔다) |
풍류를 즐기는 모습. |
을프락 람락 노혜로 노거니 ((시를) 읊었다 휘파람을 불었다 마음 놓고 노니) |
|
天地(천지)도 넙고넙고 日月(일월) 가다. (천지도 넓고 넓고 세월도 한가하다) |
|
羲皇(희황)을 모을너니 이젹이야 긔로고야 (희황을 몰랐더니 지금이 그것이로구나) |
*희황: 복희씨. 중국 고대 전설의 제왕으로, 팔괘를 처음 만들고 그물을 발명하여 고기잡이의 방법을 가르쳤다고 함. → 고사 인용 |
神仙(신선)이 엇더턴지 이 몸이야 긔로고야. (신선이 어떤지 이 몸이 그것이로구나) |
|
江山風月(강산 풍월) 거리고 내 百年(백 년)을 다 누리면 (강산 풍월 거느리고 내가 백 년을 다 누리면) |
|
岳陽樓上(악양루상)의 李太白(이태백)이 사라오다, (악양루 위의 이태백이 살아 온다고 한들) |
*악양루: 중국에 있는 누각으로, 동정호의 경치를 한 눈에 볼 수 있음. |
浩蕩(호탕) 情懷(정회)야 이예서 더소냐. (끝없는 정과 회포가 여기서 더할쏘냐) |
|
이 몸이 이렁 굼도 亦君恩(역군은)이샷다. (이 몸이 이렇게 지내는 것도 또한 임금의 은혜다) |
자연 친화적 삶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면서, 사대부로서의 유교적 충의 사상을 드러냄. |
728x90
'작품 해설 > 고전시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흥망이 유수하니(원천석)> 해설 (0) | 2022.04.07 |
---|---|
<창 내고자 창을 내고자> 해설 (0) | 2022.04.07 |
<누항사(박인로)> 해설 (0) | 2022.03.30 |
<우활가(정훈)> 해설 (0) | 2022.03.02 |
귀거래 귀거래 / 재 너머 성권농 집에/ 강산 좋은 경을 / 가노라 삼각산아 / 선인교 나린 물이 (0) | 2022.0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