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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2022 수특 문학 → 작가 맥락 정지용의 <유리창 1>은 시인이 29세 되던 1930년에 쓴 것으로, 갑작스러운 병으로 자식을 잃은 젊은 아버지의 비통한 심경을 노래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은 주변 상황을 인지하는 과정에서 미묘하게 변하는 화자의 정서를 형상화하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작품을 감상하면 독자들도 아이를 잃은 아버지의 절절한 심정과 이를 심미적으로 승화하려는 태도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유리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 | *유리: 투명하지만 차단성을 지님. 이중적 속성. *차고 슬픈 것: 입김 ㅡ 죽은 아이를 연상하게 함 └감정의 대위법: 슬픔이 차가운 감각(이성)에 의해 절제 *슬픈 것: 객관적 사물에 주관적 감정이 투영됨 |
열없이 붙어 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 *열없이: 어색하고 겸연쩍게 → 그리워 해도 바뀌지 않음을 알고 있기 때문에 |
길들은 양 언 날개를 파닥거린다. | *날개: 모양이 변하는 입김, 아이의 모습을 연상하게 함 |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 행위의 반복 아이의 환영을 보고 싶은 마음이 반영된 행동 (감정 암시) |
새까만 밤이 밀려 나가고 밀려와 부딪히고, | *새까만 밤: 유리창 저편(죽음)의 세상. 화자의 절망감을 역동적 이미지(파도)로 형상화 |
물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 | *물먹은 별, 반짝, 보석: 눈물이 어리는 모습, 눈물에 어린 아이 └ 눈물이 어린 눈에 별처럼 빛나는 아이의 모습이 보임 *별: '새까만 밤'과 대조. '새까만 밤'이 현실이라면, '별'은 환상 |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 |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 역설법 화자의 모순된 심리를 집약적으로 제시한 구절 - 감정의 대위 |
고운 폐혈관이 찢어진 채로 | 죽음의 원인 (실제 시인의 아이가 폐렴으로 죽었다고 함) |
아아, 너는 산ㅅ새처럼 날아갔구나! | 영탄(탄식)의 어조 *아아: 10구체 향가 형식과 비슷, 감정의 집약 *산새: 잠시 머물다 떠나는 존재. 화자의 품을 떠나버린 작고 연약한 자식. → 화자의 상실감 형상화 |
○ 특징
ⓐ 직접적으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시어가 주는 이미지를 통해 연상하게 함 (감정의 절제)
└ 슬픔을 극도로 절제하고 차분한 어조로 표현함
ⓑ 선명하고 감각적인 이미지 사용 (시각적 이미지)
ⓒ 모순 어법을 구사하여 함축성 높임 (대위법, 역설법)
○ 유리창
- 투명하지만 차단성을 지닌 소재
- 환상과 현실을 매개해 주면서 다시 환상과 현실을 갈라놓는 모순된 소재
- 만날 수 없는 존재를 만나게 한다는 점에서 소통의 기능 & 환상과 현실은 단절되어 있음을 깨닫게 하는 단절의 기능
○ 시어
아이 | 차고 슬픈 것, 언 날개, 물 먹은 별, 산새 |
거리감 | 밤, 별 |
○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ㅡ 유리에 어린 영상을 죽은 자식의 이미지로 생각하고 어루만지는 시간, 창밖 죽은 자식이라 생각되는 별을 응시하는 순간만큼은 소통과 만남의 시간임. 따라서 몹시 아프고 슬프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눈물겹게 그리고 황홀한 마음일 것임.
○ 감정의 대위법
감정의 조절, 절제를 위해 상호 모순되거나 대립되는 시어를 결합하여 감정을 객관화하는 방식 (상반되는 감정을 병치함)
하나의 감정에 일방적으로 빠져드는 것을 막는 수법
ex) '외로운 황홀한 심사'는 외로움의 감정이 황홀함의 감정에 의해 절제되고 있음
*관련 작품
<은수저(김광균)>, <눈물(김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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