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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가족 공동체의 붕괴와 회복에 대한 염원

 

┌시적 상황: 거미 가족이 해체됨

└시대적 상황: 우리 민족 공동체의 해체

 

 


거미 새끼 하나 방바닥에 나린 것을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문밖으로 쓸어 버린다

차디찬 밤이다

 

*거미 새끼: 시적 대상1

*나: 표면적 화자

*문밖: 가족 공동체가 해체되는 공간

*차디찬 밤: 촉각적 심상. 시간적 배경. 일제강점기의 시련과 고난

 

 

언제인가 새끼 거미 쓸려 나간 곳에 큰 거미가 왔다

나는 가슴이 짜릿한다

나는 또 큰 거미를 쓸어 문밖으로 버리며

찬 밖이라도 새끼 있는 데로 가라고 하며 서러워한다

 

*큰 거미: 시적 대상2

 

 

이렇게 해서 아린 가슴이 싹기도 전이다

어데서 좁쌀알만 한 알에서 가제 깨인 듯한 발이 채 서지도 못한 무척 작은 새끼 거미가 이번엔 큰 거미 없어진 곳으로 와서 아물거린다

나는 가슴이 메이는 듯하다

내 손에 오르기라도 하라고 나는 손을 내어미나 분명히 울고불고 할 이 작은 것은 나를 무서우이 달아나 버리며 나를 서럽게 한다

나는 이 작은 것을 고이 보드러운 종이에 받어 또 문밖으로 버리며

이것의 엄마와 누나나 형이 가까이 이것의 걱정을 하며 있다가 쉬이 만나기나 했으면 좋으련만 하고 슬퍼한다

 

*가제: '갓', '방금'의 평안도 방언.

*문밖: 재회의 가능성이 있는 공간

*엄마와 누나나 형: 거미의 의인화


*표현상 특징

- 시간의 흐름에 따른 시상 전개

- 거미를 문밖으로 버리는 행위의 반복

- 행의 수가 늘어나면서 정서가 점층적으로 고조됨

- 거미의 의인화

 

* 제목 <수라>의 의미

- 일제강점기 가족 공동체가 해체된 우리 민족의 현실

- 우리 민족이 '수라'와 같은 혼란에 빠진 상태

 

* 화자의 정서 변화

   '아무 생각 없이' (무심함) → '가슴이 짜릿'함 → '서러워' 함 → '가슴이 메이는 듯'(슬픔) → '서럽게 한다' → '슬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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